정수현의 경마 이야기 (1편) 경마계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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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수현 작성일22-10-12 15:01본문
"수현이 형 어딨어?
복도에서 누군가 나를 찾는 소리가 들린다
진우다
30년 전 20대 중반의 나는 강남 청담동의 모 가라오케 (노래하는 대형 단란 주점)에서 매니저 일을 맡고 있었다
"왜 진우야.. 나 지금 대기실에 있어~"
나는 대답했다
"응 딴 게 아니고 형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뭔데...?? 얘기해 봐~"
"응. 형 200만 원 있어? 오늘이 토요일이니까 내가 월요일 400만 원 줄게~"
다짜고짜 진우는 돈 얘기를 한다
돈을 빌려 달라는 것이다
진우는 내가 2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동생이고 나와는 한 살 차이가 나는 동생이었다
이곳에 내가 매니저로 있으면서 데리고 온 동생이었다
진우는 고향이 부산이다
연예인이 꿈이었는데 경력은 엑스트라 몇 번이 전부이다
키는 180이 넘었고, 얼굴은 곱상하고, 적응력이나 친밀감이 좋아서 남들과 금세 어울리는 성격이며
착하고 성실한 편이라 사장이나 내게 미움받을 짓은 하지 않는 착한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갑자기 돈 얘기를 하니 어리둥절해진다
"왜 무슨 일 생겼어??“
"아냐~ 형 돈 좀 벌게 해주려고~
암튼 200만원 줘봐 내가 월요일날 400만원 줄께~"
200만원을 주면 이틀 후 월요일에 400만원을 준다니 나는 어리둥절했다
그의 확신에 찬 어투는 자신있다는 모습이다
"400만원을 어떻게 만들어 주겠다는건데??
"형 나 믿어? 못 믿어?...암튼 줄 꺼야? 말 꺼야?"
"음 이따가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저녁 7시에 문을 열어서 새벽 5시즈음에 주점은 마감한다
오늘은 다행이도 주말이라 손님들이 조금 있었다
주점 문을 닫기전에 나는 가까운 ATM에서 200만원 현금 인출을 해서 진우에게 주었다
"진우야~ 너 약속 지킬거지? 400만원은 아니라도 원금은 꼭 회수 시켜라 알았지?"
진우는 200만원을 가지고 우리의 신의를 저버릴 아이가 아니라는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선뜻 주었다
200만 원을 어디에 쓸 건지 궁금했지만 진우라는 동생을 믿기에 물어보거나 의심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월요일 저녁 7시 출근해 보니 진우를 포함해서 서너 명의 웨이터들은 손님 맞을 준비에 청소를 하고 있었다
술 재고 파악부터 주방 안주 사 입... 그리고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면 한 시간 금새 지나간다
카운터에서 오늘 예약 손님을 정리하고 있으려니 진우가 다가온다
"형 여깄어 4백만 원.!!"
헐....
피아노 치기에 딱 알맞을 길쭉 길쭉한 손가락을 지닌 진우의 손에는 하얀 봉투가 들려있었다
"진짜 주는 거야? 4백..??"
"응~ 약속했잖아 형한테 주기로~"
귀여운 자슥~
뭔지 모르지만 진우가 약속 지켜줘서 이쁘고
두 배로 돈 만들어줘서 고맙고
헌데.....진우가 뭘 하길래 이렇게 큰 돈을 두 배로 만들어 가지고 왔을까...
그것이 자못 궁금하긴 하다.....
댓글목록
나무님의 댓글
나무이젠 경마를 조금 잘 알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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