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의 경마 이야기 (6편) 금요일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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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수현 작성일22-10-19 21:13본문
금요일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경마장을 나오면서도 내 머릿속에는 온통 5번과 7번뿐이었다.
10만 원을 베팅해서 97만 원.
불과 2분도 안 되는 시간이었다.
‘경마가 이렇게 쉬운 거였어?’
다음 주에는 진우의 ‘소스’만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1경주부터 내가 직접 해보는 거야.
선행마와 추입마를 구분하고, 잘 타는 기수를 찾고, 예상지만 제대로 공부하면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도 잊은 채 컴퓨터부터 켰다.
한국마사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오늘 경주 결과를 다시 찾아봤다.
가장 먼저 1경주.
12마리가 출전한 1,000미터 경주였다.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이름은 박태종 기수였다.
오늘 3번 말을 타고 처음부터 선두로 달려 그대로 1등으로 들어온 기수.
‘이 사람 도대체 몇 승이나 한 거야?’
기록을 찾아보니 입이 벌어졌다.
“와…. 대단한 사람이었네.”
경마를 전혀 몰랐던 나는 어느새 기수들의 기록을 비교하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 내가 직접 베팅했던 4경주를 클릭했다.
5번 마 단승 2.4배.
7번 마 단승 12.3배.
사람들은 5번이 훨씬 강하다고 예상했는데 실제 1등은 7번이었다.
마지막 200미터에서 7번이 미친 듯이 치고 올라오던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그런데 화면을 내려보다 이상한 숫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복승 9.7배.
내가 맞힌 배당이었다.
그리고 바로 밑에—
쌍승 25.5배.
“25.5배?”
쌍승은 1등과 2등을 순서대로 맞히는 방식이었다.
7번 1등.
5번 2등.
오늘 결과 그대로였다.
순간 계산기를 두드렸다.
10만 원을 쌍승으로 샀다면—
255만 원.
“아……!”
97만 원을 받고 그렇게 좋아했는데 갑자기 그 돈이 작아 보였다.
‘내가 7번을 1등으로 놓고 샀으면 255만 원이었잖아.’
벌써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마우스를 정신없이 움직였다.
‘선행마는 어떻게 찾지?’
‘추입마는?’
‘기수는 누가 제일 잘 타지?’
그런데 조금만 깊이 들어가자 처음 보는 단어들이 쏟아졌다.
조교.
조교사.
마주.
부담중량.
마방.
주행검사….
“아, 뭐야. 갑자기 어려워지네.”
하나를 찾아보면 모르는 것이 두 개씩 생겼다.
그런데 이상하게 재미있었다.
말의 기록과 기수, 거리와 전개를 하나씩 맞춰가는 과정이 마치 퍼즐을 푸는 것 같았다.
정신없이 들여다보다 시계를 봤다.
벌써 3시간이 지나 있었다.
‘이거 제대로 공부하면 되겠는데?’
그리고 내 머릿속에서는 벌써 계산이 시작됐다.
일주일에 300만 원만 딴다고 해도—
한 달이면 1,200만 원.
“그러면 밤새 주점에서 일할 필요도 없는 거잖아?”
혼자 웃음까지 나왔다.
주말에 경마장에 가서 돈을 벌고 평일에는 편하게 쉬는 내 모습까지 상상했다.
지금 생각하면 경마를 단 하루 경험한 사람이 참 대단한 꿈을 꿨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진심이었다.
첫날부터 맞혔으니까.
그것도 거의 10배 가까운 배당을.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시간이 이상하리만큼 더디게 흘렀다.
목요일 밤에는 잠까지 쉽게 오지 않았다.
머릿속에서는 계속 말들이 뛰고 있었다.
5번.
7번.
박태종.
선행마.
추입마.
그리고 25.5배.
나는 금요일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렸다.
진우가 했던 말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형, 모든 경주를 베팅하면 안 돼.”
대신 다른 생각 하나가 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번에는 1경주부터 내가 직접 해보는 거야.’
그리고 그때의 나는 몰랐다.
첫날 너무 쉽게 찾아온 행운이—
사람을 얼마나 쉽게 자신만만하게 만드는지를.
선행마와 추입마


댓글목록
나무님의 댓글
나무이젠 경마를 조금 잘 알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님의 댓글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