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의 경마 이야기 (11편) 새로운 별 신인기수의 등장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수현 작성일22-10-25 12:05본문
어린 왕자, 문세영
그렇다면 도대체—
그녀가 선택한 신인 기수는 누구였을까?
박태종을 밀어내고 947.1배라는 엄청난 배당을 만들어낸 기수.
당시 갓 데뷔한 신인이었다.
처음 그를 보면 경마 기수라는 생각보다 ‘참 곱게 생겼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
작은 체구.
귀공자 같은 외모.
사람들은 그에게 별명 하나를 붙여주었다.
‘어린 왕자.’
하지만 말에 올라타는 순간—
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몸을 말 등에 바짝 붙이고 달리는 모습은 날카로웠고,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휘두르는 채찍은 마치 면도칼처럼 매서웠다.
“저 신인 누구야?”
“쟤 잘 타는데?”
처음에는 그 정도였다.
그런데 한 번.
두 번.
세 번….
그가 탄 말들이 계속해서 앞선으로 들어오기 시작하자 경마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람들이 출마표에서 가장 먼저 찾던 이름도 조금씩 바뀌었다.
박태종이 몇 번이지
그 질문보다 먼저—
‘어린 왕자 오늘 몇 경주 나와?’
라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몇 번 말에 타지?
인기도는 몇 위지?
배당은 얼마지?
그가 출전하는 순간 사람들의 볼펜이 일제히 그의 말 번호로 향했다.
그만큼 강렬했다.
경마에서 기수를 흔히 ‘경마의 꽃’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그는—
꽃 중의 꽃이었다.
그가 인기마에 올라타는 순간 배당은 순식간에 떨어졌다.
반대로 고배당을 노리는 사람들에게는 그가 눈엣가시였다.
“나는 저 기수 빼고 산다.”
“쟤만 안 들어오면 오늘 배당 터져.”
실제로 그가 무너지면 배당판이 요동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그를 믿었고,
어떤 사람은 그가 무너지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한 가지는 같았다.
모두가 그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그때의 앳된 신인은 어느새 한국 경마를 대표하는 정상급 기수가 되었다.
수많은 경주.
수많은 우승.
수많은 환호와 탄식.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은 여전히 출마표에서 그의 이름부터 찾는다.
그 이름 석 자가 배당을 움직이고,
그가 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들의 선택이 달라진다.
그날 계단에서 울고 있던 여자가—
5만 원으로 4,735만 5천 원의 환급금을 손에 쥐게 만들었던 바로 그 신인 기수.
어린 왕자.
그의 이름은—
문세영이었다.

문세영 기수

댓글목록
나무님의 댓글
나무이젠 경마를 조금 잘 알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님의 댓글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