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의 경마 이야기 (8편) 나는 경마 지존~~~ > 정수현 이야기


정수현의 경마 이야기 (8편) 나는 경마 지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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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수현 작성일22-10-21 16:58

본문

“형, 내가 소스 받는다는 형 얘기했지?”

진우가 뜻밖의 말을 꺼냈다.


“응.”

“오늘 여기서 만나기로 했어.”

“진짜?”


순간 가슴이 뛰었다.

그 사람이 직접 온다고?


‘그럼 오늘은 그 사람이 알려주는 말만 사면 되는 거잖아?’


벌써부터 엉뚱한 상상까지 했다.


‘오늘 크게 따면 현금을 뭘로 들고 가지? 포대자루라도 하나 준비해야 하나?’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지만 당시에는 정말 그런 기분이었다.

잠시 후 한 남자가 우리 자리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진우가 말하던 ‘소스 형’이었다.

경마장 사람들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청바지에 깨끗한 운동화, 깔끔한 재킷까지. 제법 말쑥한 차림이었다.

진우가 기다렸다는 듯 물었다.


“형, 오늘 괜찮은 경주 있어요?”

“응. 있으면 내가 알려줄게.”


대답은 짧았다.

그는 예상지를 펼치더니 말 번호에 동그라미와 엑스를 쳐가며 배당판을 살폈다.

그러다 한마디 했다.


“7번이 선행마인데 신인 기수를 태웠네. 체중도 5킬로 빠졌고…. 그런데 단승 1위로 팔리네?”


잠시 뒤 그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나는 귀가 쫑긋했다.


‘저 전화로 소스를 받는 건가?’


도대체 상대방은 누구일까?

통화를 끝낸 소스 형이 말했다.


“7번은 사지 말라네. 9번을 사래.”


진우가 곧바로 나를 돌아봤다.


“형, 이번에는 9번 놓고 사.”


나는 9번을 중심으로 몇 마리를 엮었다.

그런데 혹시 몰라 소스 형이 사지 말라고 했던 인기 1위 7번도 3만 원어치 받쳐놓았다.

경주가 시작됐다.


쾅!


게이트가 열리자 9번이 앞으로 튀어나왔다.


“진우야! 9번 선행 나갔어!”

“9번! 가!”


마지막 직선주로.

9번은 여전히 선두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관중들의 함성이 한쪽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7번!”

“7! 7! 7!”

‘7번?’


사지 말라고 했던 바로 그 말이었다.

바깥쪽에서 갈색 헬멧 하나가 무서운 속도로 솟구쳐 올라왔다.

마치 다른 말들은 뛰고 있는데 혼자 택시라도 타고 오는 것 같았다.


순식간에—


7번 1착.


9번 2착.


“뭐야?”


나는 얼떨떨했다.


사지 말라고 했던 7번이 오히려 1등을 해버린 것이다.

진우가 아쉬워했다.


“에이, 난 7번 뺐는데….”

“나는 샀는데?”

“진짜? 얼마?”

“3만 원.”

“형 잘했네. 복승 3.3배니까 거의 본전 했네.”


나는 웃음이 나왔다.

소스 형도 틀렸고 진우도 잃었는데—

경마를 시작한 지 일주일 된 나는 본전을 했다.


“진우야.”

“왜?”

“나 경마 좀 하는 것 같은데?”

“뭐?”

“최소한 본전은 하잖아. 하하하!”


나는 마치 몇 년 된 경마 고수라도 된 것처럼 너스레를 떨었다.

진우는 고개를 흔들었다.


“형, 그러다가 계속 베팅하면 안 돼. 진짜 소스 오는 경주만 하자.”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돈을 벌러 왔지 본전 하러 온 건 아니니까.

그렇게 2경주.

3경주.

4경주를 그냥 흘려보냈다.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했다.

그러던 중—

소스 형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통화를 했다.

나는 그의 표정만 바라봤다.

잠시 후 전화가 끊겼다.

진우가 바로 물었다.


“형, 이번에는 몇 번이에요?”


소스 형이 예상지를 접으며 말했다.


“11번.”

“11번이요?”

“응. 이번에는 메인 경주라니까 좀 크게 가도 될 것 같아.”


메인 경주.

크게 가도 된다.

그 두 마디가 귀에 꽂혔다.

나는 곧바로 배당판을 봤다.


인기 1위는 2번.

그리고 소스는 11번.


‘그럼 답 나왔네.’


복승 11-2.

배당 12.8배.


나는 망설이지 않았다.


10만 원.

한 장에 전부 걸었다.


단통이었다.


‘들어오면 128만 원.’


베팅을 마치고 돌아오자 진우가 물었다.


“형, 어떻게 샀어?”

“11번하고 2번.”

“얼마?”

“10만 원 몽땅.”


진우의 눈이 커졌다.


“와, 형! 그거 들어오면 128만 원이야.”


나는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인기 1위 2번은 당연히 들어올 것 같았다.

소스가 확실하다는 11번만 들어오면 된다.


이보다 쉬울 수가 있나.

잠시 후 출전마들이 하나씩 게이트에 들어갔다.


나는 2번과 11번의 헬멧 색깔을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손에 쥔 마권을 꽉 움켜쥐었다.

10만 원이 잠시 후—

128만 원이 될 수도 있었다.


마지막 말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순간 장내가 조용해졌다.


그리고—


쾅!!!


게이트가 열렸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11번…!”


그런데 출발 직후—


뭔가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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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천 경마장 관람대 앞 배당 전광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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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마장 관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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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나무님의 댓글

나무

이젠 경마를 조금 잘 알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님의 댓글

나무

비밀글 관리자 확인 후 오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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